지난 2016년 서울지하철 2호선 구의역에서 승강장안전문(스크린도어) 수리작업을 홀로 하다 전동차에 치여 숨진 김 군 사건, 4년이 지났습니다. 사고 이후 외주 및 하청고용 등의 구조적인 문제와 함께 승강장안전문과 관련한 문제점도 지적됐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2일) 서울교통공사는 승강장안전문 고정문과 그 위에 설치된 고정 광고판을 철거하고, 상시 개폐가 가능한 비상문을 겸용한 접이식 광고판을 도입한다고 밝혔습니다. 비상시에 '광고판'을 접어 대피할 수 있게 된 겁니다. 5호선 여의도역에선 현장시연회가 열렸습니다.
■폴더처럼 접히는 지하철 접이식광고판
접이식광고판이 유용할 때는 전동차 안에서 비상상황이 생겨 역사 안으로 대피해야 할 때입니다. 전동차가 평상시처럼 출입문(1-1 숫자형식으로 된 탑승을 기다리는 곳) 정위치에 멈추면 승강장안전문이 자동으로 열리고(비상시 수동개폐 가능) 내리면 됩니다. 하지만 전동차가 제 위치에 멈추지 않고 출입문과 출입문 사이인 광고판이 있는 자리에 멈추면 그동안은 대피할 수 없었습니다. 120kg짜리 광고판이 대피 공간을 막아버렸던 탓입니다.
앞으로는 달라집니다. 만약 비상상황에서 전동차가 정위치에 멈추지 않더라도 광고판을 밀어버리고 대피할 수 있습니다. 방법은 간단합니다. 먼저 전동차의 출입문을 열고, 이어 광고판 안쪽으로 붙어있는 노란색 안전바를 손으로 또는 몸으로 밀면 됩니다. 악수하는 정도의 힘만 줘도 열리니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러면 역사 안으로 들어올 수 있고 이후 대피로를 따라 이동하면 됩니다.
■비상문 개방시간 2초가량 단축…연말까지 설치 예정
서울교통공사는 슬라이딩형 등 다른 광고판과 비교해 접이식광고판의 비상문 개방시간이 3~4초에서 1~2초로 단축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비상상황에서 2초는 생사를 가를 수 있는 시간입니다.
서울교통공사는 구의역 사고 이후 승강장안전문의 고정문을 개폐 가능한 비상문으로 개선해왔는데 현재까지 277개 역에 설치된 고정문 1만 9,405개 중 1만 3,755개(71%)를 비상문으로 교체 완료했습니다.
문제는 광고판이 설치돼있던 고정문 5,650개로 광고대행사와의 계약 문제로 걸림돌이 돼왔는데, 교통공사는 연말까지 이런 고정문을 철거하거나 접이식광고판으로 바꿀 계획입니다. 여기에는 국비와 시비, 공사 예산 등 모두 260억 원이 투입됩니다. 다만, 민자로 설치된 일부 지하철역의 고정형 승강장안전문 1,920개는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개선해나갈 예정입니다.
앞서 교통공사는 2018년까지 고정문을 모두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 정도 늦었습니다. 늦긴했지만 교통공사는 안전과 광고수익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고 자평했습니다. 앞으로도 시민 안전에 도움이 되는 '작은' 개선들이 많아지길 바라봅니다.
July 01, 2020 at 11:47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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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광고, 이제 접습니다'…비상 탈출 어떻게? - KBS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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