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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August 9, 2020

아마존 52주 베스트셀러 '룬샷' 저자 사피 바칼 | '문화' 말고 '구조'에 집중해야 혁신 성공 -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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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8년생/ 하버드대 물리학과/ 맥킨지 경영컨설턴트/ 2001년 신타제약 창업/ 2019년 ‘룬샷’ 저술
사진설명1968년생/ 하버드대 물리학과/ 맥킨지 경영컨설턴트/ 2001년 신타제약 창업/ 2019년 ‘룬샷’ 저술
“지금과 같이 기존 질서와 상식이 빠르게 무너지는 시대에 적합한 책(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고민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신학철 LG화학 부회장).”

매경이코노미가 휴가철을 맞아 CEO들에게 ‘휴가철 읽으려는 계획을 가진’ 또는 ‘휴가철 독자들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책에 대해 질문했다. 가장 많은 추천을 받은 책은 5명의 CEO가 선택한 ‘룬샷’이다.


‘룬샷’은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에서 물리학과 수학을 전공한 경영컨설턴트 사피 바칼이 쓴 경영 지침서. ‘룬샷’은 ‘종종 그 주창자가 ‘미친 자’ 취급을 받는, 많은 이들이 무시하는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졸업 이후 경영 컨설팅회사 맥킨지에서 컨설턴트로 일하다 바이오 기업 신타제약을 창업한 그는 “경영을 위한 ‘조직 구조’를 제대로 소개한 책이 없어 직접 쓰게 됐다”고 밝혔다. 2019년 출간된 ‘룬샷’은 미국 아마존에서 52주 연속 베스트셀러를 기록했다. 특히 올 들어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 경영의 묘수를 찾으려는 CEO들이 뒤늦게 이 책을 찾기 시작했다는 후문이다.

세계를 흔든 팬데믹 위기와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그 어느 때보다 경영 상황이 변덕스러운 요즘, 경영자들을 매혹시킨 사피 바칼을 이메일 인터뷰했다.

Q. 많은 CEO들이 ‘룬샷’을 읽고 기업 경영에 필요한 영감을 얻었다고 합니다.

A ‘구조’를 다룬 책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주변에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들이 평소에 버릇처럼 하는 말이 있었어요. “회사 조직 문화를 다룬 책은 너무 많아. 그런데 제대로 된 기업의 구조나 체계를 조언해주는 책은 찾아볼 수가 없어”라고요.

저도 그 말에 공감했습니다. 시시한 사례나 설문조사만 적힌 책들이 ‘비즈니스’ 서적이라고 나와 있었죠. 읽는 게 썩 즐겁지 않았습니다. 별로 흥미롭지 않은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거든요. 그런 책을 읽거나 쓰는 일에는 관심이 없었습니다. 대신 경영자에게 의미 있는 조언을 확실하게 해주는 책을 만들자고 생각했어요. 회사를 운영하면서 들었던 의문을 풀어주는 책이라면 도움이 되겠다 싶었죠.

“안정과 혁신 사이 균형을 맞추려면 리더와 관리자가 조직 구조를 어떻게 만들어야 할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을 물리학 법칙을 활용해 정리한 책이 ‘룬샷’입니다. 오바마 행정부 과학자문위원회와 함께한 연구에서 얻은 결과와 회사에서 일한 경험에서 영감을 얻었어요. 물리학 법칙을 쉬운 경영 노하우로 바꿔서 설명하는 데 초점을 맞췄습니다.

Q. 물리학 이론을 접목한 경영 이론이라는 것 자체부터 흥미롭습니다.

A 앞서 말한 ‘어떻게 안정과 혁신의 균형을 갖춘 구조를 만들어야 할까?’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물리학을 활용했습니다. 물리학은 설명하기 힘든 복잡한 현상을 명쾌하게 설명해주는 학문입니다. 거대하고 복잡한 기업을 다루는 데도 도움이 되죠. 오히려 이때까지 물리학 법칙을 적용한 경영자가 없다는 점이 더 놀라웠습니다. 아마도 물리학을 전공한 경영자가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렇지 않았나 싶습니다.

Q. 회사를 창업해본 경영컨설턴트로서 기업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A 안정적인 운영과 혁신 사이에 균형을 이루고 싶은 CEO라면 ‘조직 문화’를 넘어 ‘올바른 조직 구조’가 뭔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합니다. 제대로 된 구조를 갖춰야만 비로소 조직에 필요한 ‘혁신’이 보이기 때문이지요.

예를 들어볼까요? 경영자들은 저에게 “어떻게 하면 더 빠르고 좋은 혁신을 할 수 있죠?”라고 종종 물어봅니다. 저는 그들에게 되묻습니다. “혁신이 잘되고 있는지 어떻게 확인하세요?”라고 말이죠. 대부분의 CEO는 그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합니다.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아요. 혁신을 측정하는 구조를 만들 생각조차 안 합니다. 혁신과 실패를 측정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합니다.

Q. 구조를 갖춰야 한다는 말이 인상 깊습니다. 구조를 갖추는 게 왜 중요한가요.

A 아이디어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혁신을 위해서는 무수히 많은 실패를 겪어야 하죠. 10번 정도 ‘미친 생각’을 시도하면 9개는 쓸모가 없는 아이디어입니다. 1개 정도만 산업을 변화시킬 획기적인 생각이 나와요.

혁신을 발견하는 구조가 없으면 반복되는 실패에 지쳐 한 번의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놓치고 맙니다.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경쟁자가 시도합니다. 늦는 셈이죠. 깨닫고 난 뒤에는 이미 놓친 아이디어가 자신과 회사를 위협하는 비수가 돼 돌아올 겁니다.

Q. 기업이 혁신에 성공하기 위해 리더는 어떻게 행동해야 합니까.

A 실패를 격려하고 위험 감수를 장려해야 합니다. 아마존이 대표적입니다. ‘파이어폰’ 사례는 아마존이 혁신에 성공한 이유를 잘 설명해주죠.

아마존은 일명 파이어폰이라 불리는 스마트폰을 성공시키지 못했습니다. 시장에서 애플과 삼성 같은 경쟁자에게 처절하게 패배했어요. 그러나 제품이 실패했다고 해서 그 누구도 죄인처럼 지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관여한 사람들 대부분이 승진했어요. 이는 조직원에게 하나의 메시지를 던져줍니다. ‘위험을 감수해도 괜찮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도 괜찮다’라고 말이죠. 파이어폰 실패를 통해 아마존 직원들은 언어 처리 기술 노하우를 습득했습니다. 덕분에 ‘알렉사’라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만들 수 있었죠.

만약 여러분이 리더로서 ‘실패해도 괜찮다, 그러니 도전해라’라는 메시지를 주지 않는다면 조직원들은 위험이 두려워 도전을 멈출 것입니다. 도전이 없는 회사는 변화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경쟁자에게도 밀리게 되겠죠.

Q. 회사 내에서 외면받고 버려지는 획기적인 아이디어들을 살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A 아이디어를 평가할 때 추상적인 생각 대신 ‘가설’과 ‘실험’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시장과 제품을 분석하고 가설을 세운 뒤 아이디어를 실험해보세요. 정말 형편없는 아이디어라면 자연스럽게 묻힐 겁니다. 획기적인 생각이라면 실험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옵니다.

또 이렇게 실험을 계속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의외의 결과도 얻을 수 있어요. 시험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견하는 식이죠.

Q.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많은 기업이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지금 같은 위기에 기업이 갖춰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요.

A 역사가 말해주는 교훈은 간단합니다. 바로 ‘균형’이죠. 위기 모면에만 급급한 기업은 위기가 끝난 후 혁신을 거듭해온 다른 회사와 경쟁에서 밀리게 될 겁니다. 반면 새로운 아이디어만 무리하게 도입하면 현금이 바닥나 아예 시장에서 사라질 위험이 높아요.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는 기업은 운영과 혁신 두 가지를 동시에 잘하는 곳입니다. 물론 둘 다 잘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어떤 부서는 비용 절감과 효율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곳은 실패 가능성이 높은 일을 시도하도록 놔두는 건 어려운 일이죠. 그래도 두 가지 모두 잘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반진욱 기자 half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1호 (2020.08.12~08.18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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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ugust 09, 2020 at 06:44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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