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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ay, July 5, 2020

[김세훈의 스포츠IN] 제2 최숙현을 예방하는 5대 실효책 - 스포츠경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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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은 지난 2월 경주시청 감독과 팀닥터를 고소했습니다. 경주시체육회는 방관했고 경주경찰서는 안일했습니다. 최숙현은 4월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에도 호소했습니다. 최숙현은 지난달 26일 목숨을 끊었습니다. 왜 체육계 폭력사건이 반복될까요. 매번 대책 수립을 외쳤건만 성과는 왜 없을까요. 그건 실효성이 높은 대책이 마련되지 못한 채 ‘말잔치’ ‘땜질 처방’으로 끝난 탓입니다. 기자는 5가지 대책을 제안합니다.

영국 스포트 잉글랜드의 스포츠세이프가딩 홈페이지 메인 화면(www.sportengland.org/how-we-can-help/safeguarding).

영국 스포트 잉글랜드의 스포츠세이프가딩 홈페이지 메인 화면(https://ift.tt/2NZAE4Y).

①구체적인 행동지침을 마련하라=영국 정부의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부 산하에는 ‘스포트 잉글랜드’라는 비정부공공기관이 있습니다. 정부 등으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올바른 커뮤니티 스포츠 시스템을 갖추는 일을 합니다. 대표적인 정책은 Safeguarding입니다. “스포츠와 관련된 사람은, 자원봉사자든, 참여자든, 관중이든, 엘리트 선수든 권력남용, 폭력에 대해 걱정해서는 안 된다”는 게 요지입니다. 각각 관계자들이 해야 하는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구체적으로 명기돼 있습니다.

우리나라 체육계에는 나쁜 관행이 대물림됩니다. 지도자 교육이 미흡해 지도자는 관행을 반복하고 선수들도 그걸 따라합니다. 스포츠 이외 단체에서 보기 힘든 몰상식한 관행들이 스포츠 단체에서 자행되는 이유입니다. 그걸 멈추게 하려면 구체적이면서도 엄격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여성 선수와 미팅할 때는 2인 이상을 함께 부른다, 미팅 장소는 공개된 곳을 택한다, 미팅룸 문은 열어놓는다, 여성 팀에는 여성 코치를 둔다, 선수들과 스태프 간 숙소는 층을 달리한다는 식으로 말입니다. ‘한국적’ 상황을 감안한다면 선수와 함께 하는 술자리 금지, 체벌 금지, 선수단 현안 의무적 공론화, 휴식·휴가·사생활 보장 등이 포함돼야 할 겁니다.

세밀한 가이드 라인을 경기단체, 지도자, 선수, 가족이 공유하면 그들은 자신들을 스스로 제어할 수 있게 됩니다. 누군가 문제를 덮거나 무마할 수도 없습니다. 초기에는 “이런 것까지 해야 하느냐”는 볼멘소리도 나올 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책임 소재와 업무 범위가 명확해지면 모두 편하고 자유로워질 겁니다.

②지도자 이력을 전면 공개하라=최숙현이 가해자로 지목한 ‘팀닥터’는 의사 면허가 없는 사람입니다. 대한의사협회가 확인해준 겁니다. 이런 사람이 어떻게 팀 닥터가 될 수 있을까요. 그건 보통 사람들이 지도자 프로필을 손쉽게 확인할 방법이 거의 없기 때문입니다.

지도자 프로필은 공개돼야 합니다. 출신학교, 전공, 경력뿐만 아니라 폭력 이력도 물론입니다. 이같은 조치는 최근 점점 강력해지는 개인정보보호 취지에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그걸 이유로 지금까지 지도자 이력은 제한적으로 공개됐거나 거의 공개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해결책은 간단합니다. 개인정보 공개범위를 정한 뒤 공개에 동의하는 지도자만 공식 지도자로 인정해 등록해주면 됩니다. 그들에게만 지도자로서 받아야할 각종 혜택을 부여하면 됩니다. 제대로 된 코스를 밟고 정직한 생활을 해온 지도자라면 프로필 공개를 꺼릴 이유가 없습니다. 이렇게 하면 무자격자가 지도자가 될 수 없습니다. 이전 운동부에서 잘못을 저지른 지도자는 다른 곳으로 가지 못합니다. 이같은 사실을 사전에 인지한 지도자는 폭력 등은 엄두도 내지 못할 겁니다.

③스포츠윤리센터에 사법권을 부여하라=정부는 8월 스포츠윤리센터를 출범합니다. 센터가 체육계 사건 사고를제대로 관리하고 예방하려면 사법권을 가져야합니다. 자체 사법권이 없으면 조사에 한계가 생겨 경찰 조사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경찰관이 “기다려라”고 하면 ‘민간인’은 기다릴 수밖에 없고 채근할 방법도 없습니다.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 센터가 최숙현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건 비판받아야 합니다. 공무원도 아니고 사법권도 없는 대한체육회 조사관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도 인정해야 합니다.

스포츠윤리센터도 상담·심리·법률 지원 등에 대해 관계기관과 연계할 뿐 자체 사법권은 없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식약청 등에는 특별사법경찰관이 있습니다. 식품·보건·안전사고 등 전문 분야 수사를 위해 행정공무원에게 수사권을 부여한 경우입니다. 스포츠에도 적용이 필요합니다.

2016~2017 NCDA(NSSU Coach Developer Academy) 수료식 장면. Nippon Sport Science University 홈페이지

2016~2017 NCDA(NSSU Coach Developer Academy) 수료식 장면. Nippon Sport Science University 홈페이지

④코치를 위한 코치, 코치 디벨로퍼(Coach Developer)를 육성하라=스포츠 선진국에는 지도자 협회가 많습니다. 영국에는 Sports Coach UK, 캐나다에는 The Canadian Assoiciation of Coaches, 호주에는 National Coaching Council 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는 지난달 출범한 한국체육지도자연맹(KSCF) 등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코치교육센터도 거의 없습니다. 그나마 대한축구협회 정도가 국제급 지도자 교육을 실시합니다.

일본체육대학교(Nippon Sport Science University)는 NCDA(NSSU Coach Developer Academy)를 정기적으로 개최합니다. 지도자들을 더 좋은 지도자로, 더 많은 역량을 가진 지도자로, 기술 전수자가 아닌 진정한 교육자로 거듭나게 만드는 아카데미입니다. 전세계 다양한 종목 지도자들이 공부하러 갑니다. 이곳에 대한 정보는 홈페이지(www.ncda.tokyo/aboutncda)에 나와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코치 디벨로퍼 육성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⑤팀을 유지하면서 개선책을 마련하라=주낙영 경주시장은 3일 “팀 해체를 비롯한 강력한 조치 및 예방책을 강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팀 해체는 문제 해결을 위한 가장 강력한 조치로 간주돼 대중적 지지를 이끌어내는 ‘착시효과’가 있습니다. 그런데 해체가 진정으로 책임지는 행동일까요. 팀은 만들기는 어려워도 없애기는 쉽습니다. 비인기 종목팀은 더 그렇습니다. 트라이애슬론을, 선수를 살려야하기 때문에 해체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은 아닙니다. 팀을 존속하면서 운영 시스템을 혁신하는 게 진정으로 책임지는 행동입니다.

최숙현이 팀 해체를 원했을지, 원하지 않았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그러나 팀이 해체될 가능성이 크다면 내부 문제를 공론화할 선수는 더욱 줄어들 겁니다. 팀은 유지하면서 운영방식을 바꿀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만 내부고발도 나올 수 있고 팀 운영방식도 개선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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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5, 2020 at 09:3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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